암 환자 가족 혈액으로 항암치료제 만든다

입력 2016-06-26 18:29  

면역치료제 융합연구단

줄기세포 추출해 면역세포 배양
3년 내 임상 1상 시험 목표



[ 박근태 기자 ]
폐암과 간암은 한국 전체 암 사망자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한 해 암에 걸려 숨진 사람 중 폐암 환자가 22.8%, 간암 환자는 15.1%로 각각 1, 2위에 올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한국화학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과학자들이 모여 지난 3월 출범한 면역치료제융합연구단은 사람의 면역세포를 이용해 폐암과 간암, 백혈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24일 대전 유성 생명연 연구실에서 만난 최인표 단장은 “폐암과 간암을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를 3년 내 개발해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1상 단계까지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암제와 면역세포 융합해 간암 극복

면역세포를 이용한 개인 맞춤형 암 백신 연구가 수년 새 생명과학계의 가장 뜨거운 분야로 떠올랐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2013년 한 해 발표된 세상을 흔들 연구 성과의 하나로 ‘면역세포를 이용한 암 치료’를 꼽았다. 수술이나 방사선, 항암제를 사용한 암 치료는 치료율은 낮은데 부작용이 심하다. 일반 화합물 항암제는 암세포 외에 정상 세포를 무차별 공격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직접 암세포와 싸울 무기를 찾았다. 자연살해(NK)세포, 수지상세포 등과 같은 면역세포다. NK세포는 사람 몸에서 1차 방어군 역할을 한다. NK세포치료제는 환자 가족의 혈액에서 얻은 줄기세포를 이용해 건강한 NK세포를 대량 증식시켜 몸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연구단이 개발 중인 간암 세포치료제는 NK세포와 화합물 항암제의 장점만을 골라 시너지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항암 기능과 암세포 표면을 변형시키는 화합물 항암제를 투여한다. 이를 통해 암세포 표면에는 NK세포와 결합하는 연결고리가 생긴다. 줄기세포에서 배양한 대량의 NK세포는 이 연결고리와 연결되면서 암세포를 공격해 분해해버린다. 조성윤 난치성질환치료제연구그룹 책임연구원은 “화합물 항암제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것과 동시에 NK세포의 2차 공격을 돕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3년 내 차세대 항암 치료제 4종 발굴

연구단은 폐암 치료제 개발을 위해 항체 유전자에 주목하고 있다. 사람 몸에 있는 B세포는 암세포에 대항해 수만 가지가 넘는 항체를 만들어낸다. 항체는 암세포에 잘 결합하지만, 구조가 단순해 암세포를 완벽히 죽일 만한 힘이 없다. 연구단이 개발 중인 폐암 세포치료제는 그런 항체 유전자를 NK세포에서 발현시켜 폐암 세포에 잘 달라붙게 하는 원리다. NK세포에 암세포에 달라붙도록 새로운 인식 능력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면역치료제융합연구단은 2018년까지만 운영된다. 3년 내 간암과 폐암 세포치료제를 사람에게 투약할 수 있는 임상시험 계획 승인(IND) 수준까지 개발해야 한다. NK세포만을 이용한 백혈병 치료제 후보물질은 서울아산병원과 공동으로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하고 있다. NK세포만을 이용한 폐암 치료제도 임상시험에 곧 들어간다. 이들 두 치료제는 3년 내 임상 1상을 마치고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2상에 돌입한다는 게 연구단의 목표다.

대전=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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